뉴질랜드로 이민온 계기
이제 뉴질랜드에 이민온지 1년 7개월이 되어간다.
31살 마지막 워킹홀리데이 비자발급 가능한 나이에 뉴질랜드라는 나라에 오게 되었다. 한국에서 여러가지로 힘들었던 나는 마음이 너무 지쳤었고 그저 새로운 곳으로 가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그렇게 오게 된 뉴질랜드에서 지금의 남편을 만나 결혼까지 하게 되었다. 남편은 이미 10년정도 뉴질랜드에서 살고 있던 사람으로 우리는 결혼한 뒤 이곳에서 함께 하기로 한다. 외국에서 산다는 딸때문에 서운해하시는 연세지긋하신 나의 어머니를 설득하여 결혼을 하고 가족과 아쉬운 인사를 하며 이민을 오게 되었다.
지금 사는 곳은...
어릴적부터 시골스러움을 좋아했다. 사는 곳도 지방이었고 뭔가 사람들이 많고 복잡한 곳에서 잘 살수 있는체질이 아니라고 늘 생각했다. 내가 좋아하는 티비프로그램은 ‘나는 자연인이다’ 같은 시골에서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결혼전 아가씨때 농담반 진담반 함께 강원도 곰배령에 들어가 살수 있는 남자면 결혼할것이다 했는데 지금 사는 곳은 곰배령급은 아니지만 뉴질랜드에서도 손꼽히는 휴양지인 ‘타우랑가’ 라는 도시이다. 운이 좋으면 고래, 물게, 펭귄을 직접 볼수 있다. 복잡하지 않은 바닷가 휴양지로 유명한 이곳에서 자연을 한껏 느끼며 남편은 주말에 바다에서 문어, 해삼, 성게를 잡아오기도 한다. 뭔가 자연에서 직접 기르거나 수확한 것을 먹는데에서 큰 기쁨을 느끼는 우리 부부에게 딱 어울리는 곳 같다.
뉴질랜드에서의 삶이 좋은 점
복잡하지 않다.
사람들이 친절하다.
사람들의 시선을 그리 신경쓰지 않고 살수 있다.
어딜가나 깨끗한 자연을 볼수있다.
이정도는 여기 사는 교민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장점일 것 같다. 나 역시 뉴질랜드의 손꼽히는 깨끗한 자연이 너무나 좋고 이곳에서 아이를 키울 수 있다는 것이 좋다. 뉴질랜드가 많은 이민자로 이루어진 나라이다보니 기본적으로 다른 문화를 많이 존중해주며 직업의 높고 낮음도 없다. 청소부도, 버스기사도,의사도, 변호사도 다 서로를 존중한다. 산책을 하다가도 마주치면 웃으며 먼저 인사를 건내는 여유가 좋고 운전을 하거나 차도를 건널때면 그들의 양보성과 기다리는 배려심에 많이 감동하고 나또한 배우고 늘 실천하고자 한다. 환경이 사람을 만든다고 했던가...
한국에서의 나보다 뉴질랜드에서의 내가 더 느리고 심플하며 행복함은 분명하다.
뉴질랜드에서의 삶이 아쉬울때..?
나의 가족이 이곳에 없다는게 가장 아쉽다.
명절때, 행사때 어쩔 수 없이 가족과 함께 했던 시간들이 떠오르는 것을...
비행기로 12시간이 걸리는 먼 섬나라에 사는 막내딸을 늘 그리워하는 엄마를 떠올리면 죄송함이 밀려오기도 한다. 때로 내가 기쁘거나 슬픈일이 있을때 바로 달려가 함께 감정을 다 터놓고 공유할 수 있는 가족이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이 부러울때가 많이 있다. 그러나 이점은 태어난지 14개월 된 딸이 많은 부분의 감정을 채워주고 있어서 이전보다는 가족이 가까이 없다는 것에 대한 외로움과 그리움을 많이 달래준다. (고작 1살지난 아기로 인해 삶의 많은 부분이 풍요로워짐을 느끼며 지내고 있다.)
참, 한가지 언급하고 싶은 것은 이곳 사람들이 일하는 스타일은 한국사람들과 좀 다르다. 특히 우리나라의 서비스업의 직업인들이 얼마나 대단한 능력자인지 실감하곤 한다. 일단 일의 속도가 느리고 답답해서 뭘 하나 해결하려고 하면 인내심을 많이 필요로 한다.
내 나라가 아닌 곳에서 해외이민생활을 하며 100% 다 만족을 하며 지내는 사람은 매우 축볻받은 사람일 것이다. 이건 그 사람 자체의 성향과 그 나라가 어울리는가도 중요한 사항인 것 같다. 뉴질랜드가 너무 자연밖에 볼게 없고 매우 심심한 나라라며 이민생활 적응을 못해 다시 한국으로 역이민가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지금의 생활에 만족하는가?
이제 갓 돌지난 딸과 함께 우리 세가족이 살아가는데 있어 이 곳 뉴질랜드는 우리에게 긍정적인 면이 많다.미세먼지 없는 곳에서 푸른 잔디밭과 맑은 바다, 깨끗한 하늘을 보고 있노라면 고민걱정이 스르르 사라져버릴때가 많다. 가진 것은 많지 않아도 마음이 한국처럼 그리 쫒기지않으며 우리만의 라이프를 즐길 수 있는 점도 좋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있을때와 마찬가지로 마냥 좋은 점만 있지는 않다. 해외이민자들이 제일 많이 느끼는 것은 아마 마음한켠에 슬며시 자리잡고 있는 외로움이 아닐까. 이방인이라는 단어가 마음에 와닿을때도 있지만 내가 계속 이곳에 적응하며 살다보면 어느순간 그런 단어는 더이상 떠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결국 내가 생각하기 나름인 것임을...
지금 혹시 뉴질랜드이민을 생각하고 계시는 분들을 위해 종종 이곳 생활 일상을 담으려한다. 내가 뉴질랜드로 이민오기 전에 수없이 많은 블로그를 보며 때로는 걱정하고 때로는 기대했던 그때의 기억들이 떠오르면서 부디 게으름병이 돋아 멈추는 일이 없도록...계속 하자고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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