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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ing/육아

아기태열, 지루성피부염 :: 스테로이드연고로 완치된 이야기

by 율러버 2020. 5. 11.

아기태열, 지루성피부염 :: 스테로이드연고로 완치된 이야기

지금 아기 태열, 지루성피부염,또는 아토피로 마음고생하는 엄마들이 있을것이다. 말도 못하는 그 어린아이의 솜털같은 피부가 뒤집어진 모습보면 엄마는 얼마나 속상하고 마음아픈지 겪어본 사람은 그저 백번 만번 공감이 간다. 

 

우리 아기는 아토피는 아니었고 태열와 지루성피부염으로 고생을 많이 했는데 결국 스테로이드 연고를 발라 완쾌되었다. 피부트러블이 시작되었을때부터 꿀피부 되기까지의 과정을 담아본다.


태어난지 100일이 안되어서 아기 얼굴에 땀띠처럼 오돌토돌한 좁쌀여드름 같은 것이 조금씩 올라오기 시작했다.

부분부분 얼굴에 올라왔던 뾰루지는 점점 더 번져가고 몸에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얼굴에서 시작해서 몸까지 번진 태열.

 

다리부분은 괜찮았지만 몸통부위가 특히 심했다. 빨간점은 딸기점으로 지금은 없어진 상태

 

그리고 점점 심해지더니 입술 밑 턱주변과 귀부분에 하얀 각질같은 것이 일어나 갈라지고 노란 진물도 나왔다.

진짜 이때쯤 엄마마음은 대환장...맴찢이다.

아기대신해서 내 피부 뒤집어졌으면 하는 심정이다. 인터넷 찾아보니 ‘지루성피부염’ 증상이었다.

 

 

아...이쯤되면 아마 한국이었으면 벌써 스테로이드 연고를 처방해주고도 남았을 모습이다. 

이곳 미드와이프에게 물어보니 아기에게 흔한거라고 하며 그저 보습에 신경쓰라고만 할뿐 다른 조치는 없었다.

(뉴질랜드는 출산하고 미드아이프가 집에 직접 방문하여 아기와 엄마의 상태를 살피고 필요하면 약처방전도 써준다.)

답답한 마음에 병원에 두번이나 가봤지만 마찬가지였다. 어린 아기에게 스테로이드연고는 처방해주지 않았다. 얼마나 더 피부가 망가져야 스테로이드연고를 처방해주는 것인가...답답하고 짜증도 났다. 언제나 보습과 청결. 그리고 시원하게 하라고 해서 나도 나름 신경을 많이 써 좋다는 수분크림 쓰면서 수분공급에 열심이었다.  덕분에 중간중간 피부가 이렇게 호전되기도 했었다.

 

위의 상태에서 10일 정도 지난 후. 많이 호전된 모습

 

피부 트러블이 조금 나아졌다가도 다시 아기가 자고 일어나면 무섭게 번지는 증상을 보면서 너무 속상했다. 자기 전에는 이마부분이 붉고 여드름이 올라왔다면 자고 일어나면 볼이나 귀 등 다른 부위로 막 번지는 패턴이었다. 번지는 속도가 정말 무서웠다. 자고 일어나면 이곳저곳 아기 피부를 확인하는게 일상이 되었었다. 그렇게 위의 상태에서 3일정도 지났는데 아기의 상태가 아래처럼 심각해졌다.

 

너무 울어서 얼굴이 퉁퉁 부은 모습
이사진만 보면 아직도 마음이 철렁 내려앉는다. 밤이 되자 더욱 심해져다. 붉어질 뿐만 아니라 진물같은게 나는게 확실히 보였음

 

피부상태가 최악에 이르렀던 저날 새벽에 찍은 사진도 있는데...그건 차마 못올리겠다. 저상태보다 더욱 심했었다. 정말 아기얼굴이 더 퉁퉁 너무 부어서 눈도 잘 못뜨고 계속 울기만 했었다. 다시봐도 진짜 마음이 아프다. 말도 못하는 아기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간지럽다고 긁지도 못하고 울기만 할뿐...그걸 지켜봐야만 하는 엄마는 너무 괴롭다.

 

나는 걱정에 한숨도 못자고 다음날 병원문 열자마자 가서 의사에게 이렇게 말했다.

“아기가 너무 울고 힘들어한다. 그래서 모유수유도 어려운 지경이다. 수분크림 말고 연고같은 약. 예를 들면 스테로이드연고 같은게 필요한 것 같다." 

다행히 의사도 아기 상태를 보고 아기와 엄마모두 많이 힘들었겠다고 하며 결국.... 드디어!!!

병원방문 세번만에 내가 요구해서 스테로이드 연고를 처방해주었다. 아...이정도는 되어야 스테로이드받을 수 있는거였어....뉴질랜드~~너무하다. (말이 나와서 하는 말인데 여기는 감기로는 약 처방 잘 안해준다ㅠㅠ 사람들도 어지간한 감기로는 잘 병원에 가지 않는 문화)

1%도 안되는 아주 약한 비율의 스테로이드라 아침. 저녁으로 발라주고 어느 부위든 상관없이 넓게 발라도 괜찮다고 해서 집에와서 아기를 세수시키고 바로 연고를 발라주었다. 결과는 어땠을까.

스테로이드연고 사용후 변화되는 과정 :: 진작 발라줄걸

와... 스테로이드 연고 효과는 정말 놀라웠다. 바르고 몇시간 지나자 바로 피부가 조금씩 진정되고 다음날은 더욱 괜찮아졌다.

 

스테로이드 연고 아침 저녁 2회 바른 후 하루 경과된 다음날 아침
스테로이드연고 바르고 다음날 저녁. 피부붉은 색이 거의없어지고 좁쌀여드름도 상당히 호전됨
스테로이드 사용 후 3일 경과됨ㅡ아들 아님 주의.
스테로이드연고 사용후 16일 경과됨
스테로이드연고 사용후 20일 경과됨
스테로이드연고 사용후 25일 경과됨. 점점 꿀피부로 변신중

 

*시간경과는 핸드폰에 찍힌 날짜를 보며 정확하게 기록하고자 했다.

그렇게 피부가 점점 호전되고 다행히 100일 셀프 촬영도 예쁘게 나올 수 있었다.

 

 

아마 피부상태가 호전되지 않았다면 속상한 마음에 100일 사진도 근접해서 못찍었을 것 같다. 기념은 해야하니까 멀리서는 찍었겠지만.


돌이켜보면 겨울에 태어난 우리 아기 혹시라도 감기에 걸리면 어쩌나 하고 옷도 따뜻하게 입혔던 것 같다. 특히 여기는 뉴질랜드.  한국과 같은 난방시스템이 아니라서 새벽에 온도가 내려가면 꽤 쌀쌀할때가 있다. 나는 혹시나 아기가 감기에라도 걸리면 어쩌나 걱정하면서, '아기는 덥게 하면 안된다'는 걸 이론적으로 알고 있으면서도 행동은 다르게 했던 것이다.

 

신생아는 특히 체온조절이 어렵고 아직 몸이 태지로 쌓여있어 더욱 열을 발산하는데 어려움을 느낀다고 하는데...이 초보엄마 만나서 아기가 너무 고생한 것만 같아 마음이 아프다.

“엄마가 부족해서 정말 미안하다 아가야.”

 

어쨌든 아기는 아주 심하게 뒤집어진 후 스테로이드 연고를 발라 피부가 아주 좋아졌다. 한번에 좋아지지 않고 조금씩 올라오다 가라앉기도 하는 식으로 반복하다가 생후 6개월이 지나자 거짓말처럼 피부트러블이 더이상 올라오지 않았다.


아. 아직 딱 한군데 발목부분의 각질은 지속되고 있어 여기는 꾸준히 보습을 더욱 신경쓰고 있고 스테로이드 연고를 소량 발라주고 있다. 원래 양쪽 발목 윗부분 다 그랬었는데 왼쪽은 다 나았다.

 

 


스테로이드연고 사용을 망설이는 엄마에게...

태열이든,지루성피부염이든 아기피부 발진으로 스테로이드 연고 사용을 망설이는 엄마들이 많을 것 같다. 

아무래도 아기들은 피부가 약하고 스테로이드연고 내성이 생길수도 있는 등 여러 부작용이 걱정되어 그러하리라 본다. 그럼에도 나는 스테로이드연고를 좀 더 일찍 사용했다면 아기가 덜 힘들어했을텐데 하고 가끔 후회한다.

인터넷을 보니 병원에서 스테로이드연고를 처방해줬음에도 불구하고 사용하지 않은 엄마들이 많은 것 같았다. 만약  다른 보습 크림으로 대체해서 아기가 좋아졌다면 정말 다행이고 칭찬받아 마땅하지만 혹시라도 나의 경우처럼 아기증상이 많이 나빠진다면 엄마가 많이 자책하게 된다.

내가 의사나 전문가가 아니라서 아기 피부트러블에 스테로이드를 무조건 사용하면 좋다 아니다 말할수 없지만 나에게 아기 스테로이드연고는 정말 고마운 존재였다. 너무 장기적으로 사용하는게 아니라면(물론 일단 발라봐야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 더 장기적으로 사용해여하는지 여부를 알테지만) 아기가 더 힘들어지는걸 방지할수 있다.

아기가 태열이나 지루성피부염 등으로 너무 힘들어하면 의사의 처방아래 스테로이드연고를 처방받아 경과를 보면서 사용 횟수를 조절해가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그러니까 너무 겁내지말고 나처럼 아기피부 더더 뒤집어졌을때 진작 사용했다면...하고 후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 아. 만약 엄마가 모유수유를 한다면 먹는거 정말 유의하라는 당부도 덧붙인다. 알고보니 우리아기 계란알러지가 있었는데 아기피부 트러블 있던 기간에 내가 계란을 잘 먹었었다. 6개월때 모유수유와 함께 이유식시작부터는 피부가 좋아졌기 때문에 (내가 계란을 먹었음에도) 정확히 계란이 아기피부에 영향을 줬을거라 말하긴 어렵지만 아직도 걸리는 부분임이 분명하다.  혹시라도 나때문이었을까라는 생각에...아기가 어디 아프거나 하면 엄마는 혹시 내가 뭘 잘못해줬나 생각이 먼저 드는 것 같다.

지금 아기 피부로 힘들어하는 엄마들 정말 힘내시고 나중에 아기 꿀피부보면서 미소짓는 날이 꼭 올거라 말해주고 싶다. 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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